본당에서 사목하다보면 간혹 발달장애인이 부모님과 함께 미사에 참례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미사 도중 특이한 행동을 하게 되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막막하기도 합니다. 
또한 그들 가족의 요구에 본당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도 못하는 실정이라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난감해하고 그들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만 안고 지냅니다.
발달장애인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간단한 일상생활조차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해 나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부모들은 감당할 수 없는 많은 한계가 있기에 교회의 문을 두드립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회가 발달장애인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그 가족들은 다른 종교로 눈을 돌리거나 자녀를 양육하며 마주치는 많은 걸림돌들 때문에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기도 합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은 바로 자신의 자녀 또한 하느님을 알고 체험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입니다.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녀들이 주님의 도우심을 바라고,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으로 더욱 밝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작년에서야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발달장애인법)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법률의 주요 내용은 발달장애인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사회통합 이념에 기초하여 그들의 요구에 적합한 지원과 권리를 보호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가 애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의 가르침에서 보더라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께서 제정하신 성사와 전례에 참여할 권리를 가지고 있기에 장애인들이 교회 사목의 주체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마지막까지 찾아 나서십니다. 아흔아홉 마리의 양보다 소외되고 뒤쳐진 양을 찾으시고 기뻐하십니다.(루카 15,1-7) 공동체와 함께 하는 것이 어렵고 힘든 장애인을 먼저 찾고, 그러한 장애인을 환대하는 것은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고 기뻐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따르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장애인들도 주님께서 주시는 성사의 은총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찾아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사랑스런 자녀들입니다. 장애는 차이가 아닙니다. 하나의 특징이며 다름일 뿐입니다. 머리가 좋거나 운동을 잘 하거나, 음악적 재능이 있는 것과 같이 장애도 그러한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책은 장애인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목자나 수도자들, 그리고 발달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갖고자 하는 평신도들이 장애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교회에서 장애인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리스도인으로서 교육해야 하는지를 쉽고 간략하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교회 안에서 발달장애인들과 그의 가족들을 만나게 될 때 열린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만나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입문서를 출간합니다. 
본 책자가 많은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교회 문을 두드리는 발달장애인들이 기쁘게 하느님 나라를 맛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은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로마 8,14)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장애인신앙교육부 
지도신부 손진석 세례자 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