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심리학을 잘은 모르지만, 저런 식의 설명을 들어본 것도 갔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일생을 OO기, OO기 등으로 나누어 구분하고 그 시기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의 특징을 제시하였던 것 같은데..
제목에 나왔듯이, 심리학적인 접근과 신앙/기도와의 연결을 다룬 것 같으니 단순히 기도에 대한 책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읽기 시작하는데, 서문은 짧았지만 또다른 서문같은 제목의 '들어가는 말'이 엄청 길었다.
보통 들어가는 말이라고 하면 뒤에 본격적으로 나올 내용들을 가볍게 설명할 것 같은 느낌인데,
이 책의 들어가는 말은 인간의 성장과 치유에 대한 개론이라고 할까?
마치 대학교재와 같은 내용인데, 문장은 묘하게 개인의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다.
사적이고 가볍다기 보다는, 교수님이 학생에게 강의하는 식이 아니라 지인에게 사례를 많이 들어가며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
부드럽게 그리고 편하게 읽히는 듯 문장들을 따라 갔지만,
내용이 쉽지 않아서 좀 졸렸다 ^^;;
주요 내용은 우선 에릭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을 소개하고,
인생에서의 상처와 이에 대한 치유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저자들이 피정 지도와 상담을 하면서 경험한 실제적인 치유의 사례 등이었다.
물론 상처에 대한 치유에 여러 심리학적 기법이 적용될 수 있겠지만,
저자들은 피정 지도자로서 치유의 과정에서 기도가 어떻게 치유에 적용되는지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들어가는 말 다음의 내용들은 에릭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이 8단계 구분에 따라 전개되었다.
위 그림의 용어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저 단계 구분과 같은 8단계의 구분을 그대로 목차로 차용하였다.
'영아기(0-2) - 유아기(2-3) - 놀이시기(3-5) - 학교시기(6-12) - 청소년기(12-18) - 청년기(19-35) - 장년기(35-65) - 노년기(65-)'로 구분되는 인간의 인생 전체에 대해서,
사회 심리적 위기의 유형과 갖춰야 할 덕목, 의미있는 관계의 범위를 제시하였고,
각 단계별로 구성된 장에서 이를 더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각 장의 내용은 좀 덜 딱딱하게 쓰인, 사례를 많이 들어 설명된 심리학 서적 같았다.
다만 일반적인 심리학 서적과 차이가 있다면,
사례에서 영성에 관련된 내용이 다루어지면서 치유에서 기도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진다는 점,
각 장의 말미에 그 단계에서의 치유를 위해 어떻게 기도를 하면 되는지에 대한 안내가 나와있다는 거다.
특히 기도에 대한 안내는 어떻게 기도를 시작하고 진행하면 되는지에 대해 꽤 구체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런 구체적인 방법이 있더라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집중력'이 없으면 이를 따라하는 것도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나에게는 그 안내에 따라 기도를 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
관심을 갖고 있었고 언젠가는 읽어보고 싶던 분야였기에 이 책을 읽게된 건 매우 행운이었다.
특히, 나는 아이들이 있는 부모로서, 인생의 각 단계에서 어떤 상처가 있을 수 있고 이에 대한 치유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된 것은 정말 대단한 수확이었다.
처음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심리학 이론적 접근이
오히려 내가 걱정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해하기 용이한 솔루션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일을 하느라 잘 돌보지 못한 것 때문에 아이들이 마음에 상처를 갖고 있지 않을까 두렵고(하지만 확인하고 싶지는 않기도 하고 확인할 수 없기도 하고 ㅠㅠ)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기인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까봐,
그리고 그 상처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고 안 좋은 생각을 하거나 좌절할까봐 늘 걱정이 된다.
그래도 청년기 이후에는 스스로 이런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져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청소년기까지는 치유에 아무래도 나의 도움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가지기 전에 이런 내용을 알았더라면,
아니 최소한 아이가 어렸을 떄라도 이런 내용을 알았더라면...
그리고 아이가 어렸을 때 냉담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아쉽지만,
천만다행이게도 상처는 치유가 가능하고 기도는 여기에 힘을 더해 준다는 것이다.
(치유는 상처가 없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처에 새살이 돋아 잘 아무는 것이다)
늦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도 알게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뒷부분으로 가면 앞으로의 나의 인생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내용들이 나온다.
일부는 수긍이 되기도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었으니, 또 앞으로도 계속 가지고 있을테니,
가끔 다시 읽어보면 상처에 대비하고 치유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