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축소가 가능합니다.

닫기


기원전 3세기에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히브리어 구약성서 가운데 가장 중요한 토라, 곧 모세오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되기 시작하였다.
그 뒤를 이어 시편, 예언서, 역사서와 시서 등이 차례로 번역되면서
기원후 1세기경에는 그리스어 구약성서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이를 칠십인역 성서라고 부른다.
칠십인역 그리스어 성서는 이방 세계에 유다인들의 종교를 전파하는 견인차 구실을 하였다.
히브리어 성서 토라가 그리스어로 번역된 동기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지만(입문참조),
동기야 어떠하든 오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되던 시기에 고대 히브리어는 더 이상 구어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당시 팔레스티나에서는 아람어가 쓰였고 알렉산드리아 유다인들은 그리스어를 사용하였으므로,
히브리어를 모르는 유다인들에게는 자신들이 사용하는 그리스어로 기록된 성서가 필요하였고 칠십인역 성서는 이 필요에 충실히 부응한 것이다. 칠십인역 성서는 한동안 유다 종교와 문학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나, 점차 유다인들에게 배척당하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이 칠십인역 성서를 자신들의 성서로 받아들여 사용하면서
유다인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성서를 해석하였기 때문이다.
곧 신약성서 저자들을 비롯하여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칠십인역을 예수님의 복음과 사도들의 증언이 담긴
"새계약"(신약)을 예고하고 준비하는 "옛 계약"(구약)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칠십인역은 당대의 시대 상황과 산앙과 사고를 보여 준다.
우리는 이 사실에 특별히 주목한다. 칠십인역 번역자들은 성서를 조심스럽게 다루면서 되도록 원문을 충실하게 옮기려고 하였지만,
번역자 자신의 문화ㆍ종교ㆍ사상적 배경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또한 번역 작업 자체가 안고 있는 일정한 한계도 있다.
예를 들면 한 언어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다른 언어가 없는 경우나 두 언어 사이의 문장 구조가 전혀 다른 경우 등이 그러하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칠십인역을 자신들의 성서로 인식한 이래, 고대 그리스도교 역사가와
특히 그리스 교부들은 칠십인역을 신약성서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묘사하였다.
신약성서에 나오는 칠십인역 인용 구절과 어휘들은 새로운 신학 용어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였다.
칠십인역에서 신약성서로, 그리고 그리스 교부들의 작품으로 이어지는 그리스 언어고리는 매우 중요하여 그대로 지나쳐서는 안 된다.
동방 교회에서는 칠십인역 성서를 자신들의 대표적인 구약성서로 받아들인다.
오늘날까지 그리스도 신학과 영성과 전례, 그리고 그리스도교 문학에 칠십인역 성서가 미친 영향은 이루다 말할 수 없다.
한님성서연구소는 우리나라의 그리스도교와 성서학의 발전에 작은 초석을 놓는다는 마음과 각오로 칠십인역 성서 연구 시리즈를 내놓는다.
성서 각 권의 역주는 먼저 충분한 해제를 앞에 싣고 그리스어 본문과 우리말 번역을 나란히 놓아 독자들이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하였으며
하단에는 본문에 대한 연구 각주를 달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을 위한 본문 비평 각주는 뒤쪽으로 미루었다.
칠십인역 번역자들이 원문을 충실히 옮기면서도 독자의 이해를 도우려 했듯이
우리말 번역도 독자들이 이해할 수있는 범위 안에서 그리스어 원문을 충실히 옮기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칠십인역 번역자들이 사용한 히브리어 성서 본문은 알 수가 없으므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히브리어 성서 마소라 본문과 칠십인역 본문을 비교 연구하여 각주에 실었다.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안에서 칠십인역을 해석하였던 고대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전통도
우리에게 성서에 대한 폭넓은 지평을 제공해 줄 것이기에 각주에 함께 소개하였다.
신구교를 막론하고 교계와 성서학계와 일반 독자들의 많은 관심고 지도 편달을 두 손 모아 청한다.



칠십인역을 출간하며
약어
일러두기

입문
- 칠십인역 성서
- 칠십인역 성서 창세기

본문
- 그리스어 본문과 우리말 본문 · 각주

부록
- 본문 비평 각주
- 그리스어-히브리어-한글 어휘록
- 그리스어-한글 어휘록
- 참고 문헌
- 입문과 본문 각주에 나오는 그리스어 색인


옮긴이 정태현

1977년 광주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사제로 서품된 뒤 군산, 전주에서 사목했다. 1980년 벨기에 루뱅 대학에 유학하여 1988년 신약주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용안본당에서 사목하다가 1989~1999년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서위원회에서 구약성서 번역위원과 성서사도직 총무로 일했다. 1991~1993년에는 하버드 대학에서 성서언어와 고대근동어를 연구했다. 지금은 팔마본당에서 사목하고 있다


옮긴이 강선남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다(M.Div). 2000년 로마 성서대학에서 고대근동학 석사학위(L.O.S.)를 취득하고 한님성서연구소 성서분과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다. 현재 로마 성서대학에서 고대근동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