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선택 - <네 신부님의 어머니>
못난이 어머니
네 명의 아들, 한 명의 딸을 신부와 수녀로 봉헌한
어머니의 절절한 신앙 고백!
못난이, 못난이, 못난이.
낳으면 좋은 줄 알고 자꾸만 낳았네.
그러다 보니 맏아들부터
하느님이 데려가시겠대.
아이고 하느님 제가 뭘 압니까.
알아서 하셔요.
네 명의 아들, 한 명의 딸을 신부와 수녀로 봉헌한 어머니의 절절한 신앙 고백.
열악하고 힘겨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자식들을 하느님의 사람으로 길러낸 한 신앙인이자 엄마의 모습이 일기와 편지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또한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와 오세민 신부가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에는 그의 깊은 신앙심과 자식들을 향한 모정이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춘선 마리아는 자녀들, 특히 사제들에게 영명축일과 생일이면 편지로 축하를 전했고, 아들들이 행여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편지를 보내 ‘참 사제’로 살아갈 것을 당부하곤 했다. 편지글은 소박하고 진솔한 감동을 가감 없이 전하기 위해 다듬지 않고 가급적이면 원문 그대로 실었다.
책 사이사이 이춘선 마리아가 직접 쓴 편지, 유품, 아들 신부들에게 남긴 어린 시절 옷가지와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화보가 들어 있어 읽는 재미와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
나 같은 주제에 배우지 못하고 가난한 집안에서
신부를 몇씩이나 낸단 건 사람의 힘이 아닙니다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입장에서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신앙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든 자녀들이 매일미사에 참여하도록 했다. 겨울이 되어서 손발이 얼어도 미사에 가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았다. 영혼은 굶어 죽는데 육신이 배부른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가르침이었다.”(221쪽)
이춘선 마리아의 이 같은 신앙과 자녀 교육은 자녀들의 성소로써 그 결실을 맺어갔다. 장남(오상철 신부)이 1971년 사제로 서품된 데 이어 셋째(오상현 신부), 일곱째(오세호 신부), 막내(오세민 신부)까지 모두 하느님께 봉헌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4형제 신부를 아들로 둔 어머니가 되었다. 또한 하나뿐인 딸(오진복 수녀)도 수도자의 삶을 살고 있다.
구순의 어머니와 네 아들 신부의 추억과 사랑이 담긴 편지와 일기. 이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뜨거운 모정, 신앙의 힘까지 얻을 수 있다. 한 가정에서 어머니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성소의 못자리가 바로 그 가정임을 깨닫고, 어머니의 사랑이 하느님을 향한 사랑에서 출발했음을 잊지 않게 해준다.
이 책은 신앙에 회의를 느끼는 이들이나, 특히 이춘선 마리아가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글에서처럼, 자녀 교육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지 고민하는 요즘 부모들에게 지혜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 이춘선 마리아와 막내 오세민 신부.
▲ 막내 신부를 울린 엄마의 선물. 사랑하는 막내 신부님, 신부님은 원래 이렇게 작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
▲ 구순 미사를 집전하는 손자와 아들 신부들.
▲ 이제 저는 쓸데없는 종이로소이다 하고 조용히 물러가렵니다...
못난이, 못난이, 못난이.
낳으면 좋은 줄 알고 자꾸만 낳았네.
낳다 보니 아들 일곱이나 낳았네, 딸 넷하고. (중략)
그러다 보니 맏아들부터 하느님이 데려가시겠대.
그래서 보내면 좋은 줄 알고 자꾸 보냈어.
하나, 둘, 셋, 넷, 다섯. (중략)
아이고 못난이.
똑똑한 엄마 같으면 요것조것 따지기나 하지.
그저 주는 대로 낳고 보내라는 대로 보내고
그러니 하느님이 마음 놓고 주셨다가 빼앗으셨겠지.
아이고 하느님 제가 뭘 압니까. 알아서 하셔요.
영광 찬미 받으세요. 하느님.(166-167쪽)
사제품을 받고 첫 부임지로 떠나던 날, 어머니는 내게 서품 선물이라며 작은 보따리 하나를 건네셨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풀어보라 하셨다. 그러나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선물 보따리를 풀어본 나는 어머니의 깊고 깊은 사랑에 목이 메어 한참을 울었다.
그 보따리 안에는 장롱 속에 차곡차곡 보관해 둔 내 갓난아기 적 배냇저고리와 한두 살 무렵 입던 작은 옷가지들이 편지와 함께 개켜져 있었다. 학교에서 글을 배운 적이 없는 늙으신 어머니가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사랑하는 막내 신부님, 신부님은 원래 이렇게 작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198-199쪽)
이토록 위대한 신앙의 힘, 이토록 숭고한 모성의 힘이란...
정말 ‘엄마의 마음이란 조물주가 박아주신 걸까?’
엄마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추천사: 소중한 역사적 증인 6
들어가며: 야훼이레 10
1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못 하겠습니다
일기1983~2012
- 이춘선 마리아가 들려주는 유년 시절 이야기 22
| 묵주기도가 나에게 준 은총 | 남의 험담을 한다는 것 28
마음 아픈 일 29
칼(KAL) 기가 추락했다 30
나도 모르게 신을 벗었다 31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32
| 하느님이 베풀어 주신 마지막 은총 | 삶에서 고통이 없다면 33
나도 완전히 썩어보자 35
100원이 주기 싫어서 36
모든 사제의 마음속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길 37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38 | 내 영은 고요히 | 예수님 오소서 39
진짜 기도 40
예수님은 의사 선생님 41
하느님이 지겨워하시는 것 42
용케도 끝까지 따라왔구나 43
예수 그리스도의 병원 44
텔레비전은 유혹 덩어리 45
모든 사제가 성인 되게 하소서 46
나는 본래부터 허무인 것을 48
행여 떨궈놓고 가실까 봐 49
얼마나 서운하고 답답하실까 50
성모님의 고통에 대해 어찌 그리 소홀한가 51
남편도 애들도 하느님도 잘해주길 바라고 52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53
| 성모님, 얼른 찾아주세요 | 마음의 갈등과 피로를 어찌할까 54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56
| 피곤하고 슬퍼서 눈물 나는 날 | 우리 집 신부와 신학생을 위한 기도 57
위로와 감미로운 취미를 찾아 오지 말라 58
내 어머니께 도우심을 청하라 59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60
| 성모님 봉헌문 | 죄투성이인 나 62
달맞이꽃이 피고 또 피고 63
성심께 한 해를 봉헌합니다 64
당신이 기뻐하실 일 하게 하소서 65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66
| 내 허약함과 무력 | 왜 생각이 안 날까? 67
나의 영성체 68
성심께 배우고 싶은 마음 69
사랑과 진실 70
이층집 아줌마의 친절 71
남의 결점은 말하지 않는 것이 상책 73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74
| 한뉘 | 비천한 모든 일 75
하느님을 사랑하려면 76
위대한 선물 77
젬마의 첫 서원식 78
이 몸이 늙어 세상 떠나거든 79
우리 집 뜨락 80
성모님 생신날 82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못 하겠습니다 85
신상옥 씨는 행복해 보였다 86
좋은 일엔 꼭 방해꾼이 있다 87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88
| 신비묵상 | 예수님 자관의 가시는 더 많아지고 90
고통은 천국 가는 길 91
사제는 지옥에 빠지면 안 돼요 92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94
| 모든 사제와 수도자를 위한 희생 | 메주고리예에서 온 전화 96
마음도 몸도 나약한 날 97
큰 손해 98
또 가고 싶은 메주고리예 99
모두가 되풀이하며 인생을 산다 104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106
| 구두에 성호를 긋고 기도하시다 | 판단도 의심도 하지 말자 107
왜 이렇게 괴롭게 살아야 할까 108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109
| 빈 옥수숫대 |
구두쇠라는 인상은 남기지 말도록 112
계를 모아 내 소유로 한 이유 114
천주님의 청춘 용사들 116
어쩐지 허전한 가슴 118
엄마의 마음이란 조물주가 박아주신 걸까 119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122
| 어머니 무릎 베고 들은 성인전 이야기 | 이 귀엽고도 귀찮은 십자가 123
우리 힘이 부족하다 124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125
| 3일 밤낮을 울며 기도하시다 | 무혼 권리 126
아니면 깨끗이 물러나길 128
너의 편지에 감동되었다 130
꿈에 세 번이나 보여서 132
잘해주지 못한 것은 내 허물이라 133
2 사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편지 1963~2014
즐거운 일만 계속된다면 천국이겠지요 134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135
- 이춘선 마리아가 들려주는 성가정 이야기 137
| 하느님의 창조사업은 가정을 통해 계속된다 | 신망받는 사제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139
이 메마른 생활 청산할 때가 올까요? 140
목자들은 아무 책임이 없을까? 141
소신껏 무리했다 144
너무 과분해서 걱정 145
몸이 말을 듣지 않아 편한 생활 146
아들 신부에게 고해성사 받는 행복 148
도망가고 싶은 마음 149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150
| 골고타의 언덕길 | 엄마의 마음은 더 굳어졌습니다 152
제대에 조용히 꿇은 사제의 모습 154
말띠 신부가 말처럼 달려야겠군요 155
영영 술을 끊으면 얼마나 좋을까 157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159
| 영광은 하느님께 돌리셨나요? | 토마스 신부 네 살 때 160
얼마나 기다렸던 자유이던가 161
바위같이 또 무쇠같이 162
기름 준비 못 한 열 처녀 같은 영혼 164
편애와 은근한 자만 165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166
| 못난이 | 나의 모자람 168
청소년·소녀를 천시 마십시오 170
응석과 엄살도 좀 부리고 171
세상을 집 삼고, 인류를 가족 삼고 172
그런대로 잘하더군요 174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176
| 가을바람 | 무언가 섭섭한 마음 177
엄마는 매일 볼 수 있어요 178
그토록 마음 아픈 일 179
다가올 일을 두려워 마세요 181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182
| 하느님의 가정방문 | 엄마의 충고를 외면 마시길 184
죽기 전에 성경 73권을 다 읽고자 186
- 이춘선 마리아가 들려주는 성경 이야기 188
| 성경의 입문 | 쓸데없는 손님 190
남은 생애 무엇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191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192
| 주님은 나의 목자 | 우리 집 사방엔 신부님 손길이 194
낮잠일랑 자지 마라 195
엄마의 마음은 너에게 집중되어 있다 197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198
| 원래 작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 | 사제의 십자가 위엔 횃불이 걸려있다 200
불나비처럼 날아들길 201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202
| 사랑의 구걸자 | 사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203
사람의 기대보다 하느님의 기대에 응하기를 205
몸만 낫거든 남한으로 달려오너라 207
눈물도 나오지 않고 가슴만 아프더라 209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211
| 놀라운 상봉 | 고생고생시키며 키운 딸 212
-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 213
| 사랑하는 딸 젬마에게 | 벌써 18년째인가요 215
- 오세민 루도비코 신부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 216
| 엄마의 유언 |
이춘선 마리아의 생애 219
이춘선 마리아의 자녀들 223
이춘선
북간도 육도포에서 1921년에 태어났고, 이북에서 살다가 공산당의 박해를 피해 남하하여 강릉에 자리 잡았다. 그는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자녀들에게 올바른 신앙교육을 시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일념으로 매진하여 슬하에 둔 7남1녀 중에 네 아들을 사제로, 1녀를 수도자로 길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