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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헌신의 삶을 살아온 

인간 레오 14세의 기적 같은 여정 

제267대 교황으로서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가 된 레오 14세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전기이다. 물질문명의 중심 미국과 영적 갈망이 깊은 페루, 그리고 바티칸을 아우른 그의 여정이 깊은 울림을 준다. 저자는 엄청난 정보력과 독보적인 접근성, 탁월한 통찰력으로 새로운 교황의 비전과 시대적 사명을 정교하게 조명하면서, 한 인물의 이야기 너머, 교회와 세계가 나아갈 길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그분은 그리스도의 얼굴이었고, 자신의 백성을 돕기 위해 진창 속으로 뛰어드는 분이었습니다.”

- 하닌나 세사 코르도바


사회의 약자, 폭력과 억압의 피해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대중의 관심은 과연 어떤 인물이 차기 교황이 될 것인가에 쏠려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교황의 선출 과정인 ‘콘클라베’를 다루는 영화의 개봉으로 차기 교황 선출에 대한 이목은 신자가 아닌 이들의 이목까지 끄는 전 세계적인 행사로 확장되었다. 

 언론은 추기경단에서 차기 교황으로 유력해 보이는 인물들의 하마평을 쏟아냈고, 그들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차기 교황과 교회의 모습을 예단하려는 시도들도 이어졌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많은 신자들과 언론 관계자들은 콘클라베 결과를 알리는 굴뚝의 연기 색깔을 바라보며 차기 교황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드러냈다. 


“2025년 5월 8일 목요일 오후,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사람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모인 추기경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 로마 시간으로 오후 6시 8분, 갑자기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를 본 군중은 일제히 환호했다.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들이 교회 역사상 267번째 교황을 선출하는 순간이었다.” 

- ‘머리말’ 중에서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며 

성 아우구스티노의 아들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 교황이 나올 것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물질문명의 최전선에서는 신앙이 자리 잡을 틈이 없어 보이고, 새 교황이 자랐던 도시 시카고의 교회는 발전한 물질문명과는 달리, 쇠퇴해 버린 산업을 따라 함께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클라베에 모인 전 세계 133명의 추기경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미국 출신의 선교사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이자,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했다. 

 레오 14세의 가족은 그 자체로 미국의 축소판이었다. 부모의 조상은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남부의 흑인 이민자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부모는 중서부의 오래된 도시 시카고에서 레오 14세와 형제들을 양육했고, 급성장한 가톨릭 교회의 배경 아래에서 레오 14세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곳에서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티노 소신학교와 대신학교에 입학했고, 인상적인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의심할 여지없이, 아우구스티노 수도회는 어린 시절부터 레오 14세 교황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왔다. 특별히 시카고 남부에 자리한 아우구스티노회 사제들은 그의 성장기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이 소년의 신앙의 열정이 두드러진 나머지 그 지역의 여러 수도회에서 그를 눈여겨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언제나 아우구스티노회뿐이었다.”

- 제1부 시카고, “넓은 어깨들의 도시”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땅 

페루의 그리스도 로베르토 신부 

레오 14세 교황은 단순히 미국인으로만 그의 ‘국적 정체성’을 정의 내릴 수 없는 인물이다. 그가 사도좌에 오른 직후, 개방형 온라인 백과사전에서 그를 “최초의 아메리카인 교황으로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아메리카’의 사전적 정의에 따라 의견은 나뉘지만, 북아메리카의 미국에서 태어나 남아메리카의 페루 곳곳에서 열정적으로 선교 생활을 해 온 레오 14세였기에, 그를 ‘최초의 완전한 아메리카인 교황’으로 부르는 것에는 이견을 두기 힘들 것이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으로 1985년 페루 북부의 작은 도시 출루카나스에서 선교사의 삶을 시작한 레오 14세 교황이 페루에서 선교를 했던 시기는 페루 현대사의 잔혹한 격변기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그는 신자들의 영적, 물질적 도움을 위해 노력했다. 성당과 학교를 세우고, 주기적으로 닥쳐오는 홍수와 코로나 19의 위협 속에서도 주민들 곁을 지키고자 하는 열망으로, 그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헌신했다.

 빈과 부, 고지대와 저지대, 사막과 열대 우림 등의 극명한 대비로 가득한 그곳에서 그 양극을 묶어 주는 일치의 도구가 되고자 했던 레오 14세는 자신이 선교사이자 주교로 있던 페루의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사를 건넸다. 


“사랑하는 치클라요 교구에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곳의 겸손한 사람들은 자기 주교와 동행하고 믿음을 나누며 계속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충실한 교회가 되기 위하여 많은 것을 내어놓았습니다.” 

- 제2부 페루,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땅


영원한 도시 로마의 

유능한 교회인, 프레보스트 주교 

북아메리카 태생으로 남아메리카에서 선교사로서의 삶을 살았던 레오 14세의 다음 행선지는 로마였다. 로마는 유학생 시절 머물렀던 곳이고,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이 되어 12년간 집무했던 곳이며,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명으로 성직자부 위원이 되어 교황청에서 본격적인 중임을 맡아 2025년 초 주교급 추기경으로 임명되기까지 길지 않은 시간 안에 그의 가치를 드러냈던 곳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콘클라베 전에 개최된 총회에서 레오 14세는 교회법에 정통한 전문가이자 교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성에 대한 깊은 이해로 자신의 주교좌 표어인 ‘그리스도 안의 일치’를 몸소 실천했다. 이어서 개최된 콘클라베에서 그의 이름이 추기경단에 회자되기 시작했고, 콘클라베 이튿날 정족수의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어 교황으로 선출됐다. 관례에 따라 주어진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자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짧지만 놀라운 대답을 들려주었다. “레오 14세.” 


“(그는) 교회의 본질이 선교에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하고 있었으며, 로마 교황청에 대한 확고한 이해와 함께 훌륭한 행정과 조직 운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그는 경청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고, 참된 평화를 위한 길로 합의를 이끌어 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 받았다. 그는 여러 교황을 섬겼던 경험을 바탕으로 교회의 연속성의 중요성을 깊이 체득하고 있었다.”

- 제3부 로마, 영원한 도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 

새로운 ‘레오’의 시대 

초대 교회 이후 첫 번째 ‘선교사’ 출신 교황이라는 그의 정체성은 탈그리스도화된 세상에서 특별한 방식의 선교를 해야 하는 교회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일 것이다. 가난하지만 영적으로 충만했던 페루 오지에서부터, 그와는 정반대로 부유하면서도 영적 빈곤에서는 헤어나지 못하는 현대 서구 사회까지 그가 선교해야 할 곳은 바로 오늘날의 전 세계이다. 그리고 레오 14세는 그 역할을 열정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그가 자신의 교황명을 ‘레오’로 삼은 점에서 대교황 레오 1세의 신학적 완성에서 시작해, 레오 13세의 회칙 「새로운 사태」로 사회 교리의 마중물이 되어 준 유산을 계승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리’와 ‘건설하다’의 합성어인 ‘폰티펙스pontifex’는 로마 시대에 사제를 의미하는 단어였다. 사제는 인간과 신 사이를 연결하기 위해 ‘다리를 놓는’ 자임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레오 14세의 삶은 다리를 놓는 여정이었다. 그는 북아메리카에서 태어나 선교사가 되어 남아메리카로 떠났으며, 그곳에서 빈과 부, 지역과 지역을 종횡하며 신앙의 다리를 이어 주는 역할을 했다. 로마로 장소를 옮겨서는 교회의 중심과 전 세계를 잇는 다리가 되었다. 바야흐로 ‘레오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는 페루를 깊이 사랑했고, 북미와 남미 사이, 나아가 미국과 로마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다. 또한 교회 내부의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신중하고 절제된 태도로 접근한다는 그에 대한 평판 덕분에, 그는 이념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있는 추기경들 사이에도 다리를 놓는 존재가 되었다.” 

- 제3부 로마, 영원한 도시


[책속에서]

여러분에게 큰 기쁨을 알립니다. 새 교황께서 탄생하셨습니다! 지극히 고귀하시고 존경하올, 거룩한 로마 교회의 추기경 로버트 프랜시스입니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자신을 레오 14세로 명명하셨습니다. 

- 머리말, 10쪽

 

새로운 레오 14세 교황은 현대 사회에 어떻게 응답할까? 가톨릭 사회 교리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은 전임 교황들과 어떻게 차별화될까? 그 해답은 아마도 그가 평생을 바쳐 온 신학 전통, 즉 성 아우구스티노의 신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들어가는 글, 32쪽

 

형제들에게도 로버트가 사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형 루이스는 「피플」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에서 사제 놀이를 하는 사람은 로버트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부모님은 늘 로버트의 바람을 지지해 주셨죠.” 

- 제1부 1장 미국식 양육, 45-46쪽


레오 14세 교황이 그의 심장 가까이에 두기로 선택한 십자가 목걸이 속의 성 아우구스티노와 그 회원들을 통해 우리는 아우구스티노적 영성이 놀랍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와의 관계에 절대적으로 의탁한다는 것이었다. 

 - 제1부 3장 아우구스티노의 아들, 93쪽


교황을 위한 대사 기도(레오 13세 작성)  4

감사의 글  6

머리말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8

들어가는 글  더 큰일을 위한 운명  18


제1부 | 시카고, “넓은 어깨들의 도시”

1장  미국식 양육  40

2장  쇠퇴의 증인  57

3장  아우구스티노의 아들  74


제2부 | 페루,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땅

1장  로베르토 신부님  102

2장  페루의 그리스도  119

3장  선교사의 마음  140


제3부 | 로마, 영원한 도시

1장  유능한 교회인  156

2장  콘클라베  177


맺음말  새로운 레오의 시대  196

후기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 강론  213

주註  223

레오 14세 교황 약력  232


글쓴이 매튜 번슨 Matthew Bunson

가톨릭 미디어 네트워크인 EWTNEternal Word Television Network 뉴스의 부사장이자 편집장으로 재직 중이며, 신학자이자 교수, 가톨릭 저널리스트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30년 넘게 가톨릭 미디어 분야에 몸담아 왔으며, 『가톨릭 역사 백과사전』, 『성인 백과사전』을 포함해 총 56권에 이르는 저서를 단독 또는 공동 집필했다. 2013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기를 최초로 영어로 번역, 출간하며 주목을 받았다.


옮긴이 김민 

예수회 소속 사제로, 서울대학교에서 종교학을 전공하고, 서강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필리핀 아테네오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에서 활동하며, 이주와 난민 문제를 비롯해 현대 사회와 가톨릭 교회 간의 대화 방식에 대해 고민하며 탐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