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으로서 또는 가톨릭(혹은 개신교) 신자로서 우리는 자신이 남과 다르다고 의식하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모든 사람과 같다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그것이야말로 그리스도교적 정체성의 참모습이다. 20세기는 대립의 세기라고도 말할 수 있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으로 냉전 상태의 동서 대립이 있었고, 후반에 들어서는 남북의 대립이 명확해지는 등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는 대립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20세기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는 대립이 아니라, 협조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역시 20세기는 과도기였고, 그 토대부터 흔들린 때였다. 신학에서도 전례를 비롯하여 스스로에 대한 이해에까지 변화가 초래되었다. 즉,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체제에서 대화의 체제로, 세상과의 대립에서 세계에 대한 봉사 등으로 명확한 변화를 보이는 측면이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회도 변화할 수 있다는 이해 자체가 매우 커다란 진전이었다. 그 이전까지의 교회는 시대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이라고 이해되다가, 교회 또한 시대와 함께 변모한다고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제 20세기 교회는 사명에 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즉, 교회란 다른 종교와 대치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을 통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세계를 위해 일한다는 이해가 보급된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사명은 영혼의 구원뿐 아니라, 세상의 정의․평화․화해․화목을 비롯해 인간의 모든 행복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이해되기 시작했다. 더불어 종교적 대화, 정의와 평화를 위한 활동 등이 모두 교회의 사명에 포함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선교학을 과제로 삼고 있지만, 기존의 선교 개념이 잘못 번역되어 사용되었다는 점을 전제하며, 20세기 교회의 사명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특히 다른 종교 및 문화와의 관련에 주목하여 교회의 사명을 거론하고 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사제인 지은이는 이 책이 그리스도교 안에서 떠오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명확히 하는 한편, 현대 사회에서 신앙의 길을 걷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말한다.

차례 들어가는 말 서론 제1장 현세에서의 교회의 사명 Ⅰ. 교회의 선교 사명 ..... 29 Ⅱ. 선교학 ..... 50 제2장 세례와 구원 Ⅰ. 세례와 구원 ..... 77 Ⅱ. 교회사에 대한 이해의 변천 ..... 81 Ⅲ. 논의의 정리 ..... 110 제3장 타종교에 관한 신학 Ⅰ. 구원의 계획과 보편성 ..... 119 Ⅱ. 바티칸 공의회 전후의 신학 ..... 126 Ⅲ. 익명의 그리스도인 이론 ..... 135 Ⅳ. 다른 종교의 긍정으로 ..... 159 제4장 타종교와의 연관 Ⅰ. 하느님과의 만남과 종교 ..... 179 Ⅱ. 종교의 문제점 ..... 188 Ⅲ. 다른 종교와의 연관 ..... 206 Ⅳ. 다른 종교에 관한 신학 ..... 211 제5장 그리스도교와 문화 Ⅰ. 그리스도교 선교와 유럽 문화의 보급 ..... 230 Ⅱ. 그리스도교와 유럽 이외의 문화 - 관계의 변화 ..... 239 Ⅲ. 세계적인 교회로 ..... 245 Ⅳ. 토착화의 과제 ..... 251 Ⅴ. 토착화의 문제점 ..... 264 Ⅵ. 토착화의 성과 ..... 279 제6장 교회사와 문화 Ⅰ. 유다의 디아스포라 ..... 288 Ⅱ. 로마 제국의 종교심과 그리스도교 ..... 299 Ⅲ. 유럽에서의 그리소도교 보급 ..... 335 Ⅳ. 근대의 그리스도교 ..... 354 결론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