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출판사에서는 이명환의 수필집 『지상의 나그네』를 발간하였다.
대학시절 작가의 꿈을 키우다 결혼하여 시부모님과 남편, 다섯 아이를 뒷바라지하며 평범한 주부로 지내던 저자는 이순(耳順)이 넘어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 삶의 연륜을 담아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나 떠오른 상념들을 문장으로 살려내는 일에 재미를 붙였다. 그렇게 환갑을 지나 출간한 첫 수필집이 『지상의 나그네』이다.
“문학은 나의 안과 밖, 나의 존재와 우주가 서로 통하는 창이나 다름없다. 문학 없이 어찌 내가 내 마음을 드러낼 수 있으며, 저마다의 작품을 거울삼지 않고 타인의 마음 또한 헤아릴 수 있으랴. 창문을 활짝 열고 싶다. 아주 오랫동안 닫혀만 있던 창문을. 그곳을 통해 신선한 바람과 하늘의 별,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고 싶다”(본문 중에서).
지상의 나그네로서 평범한 일상 안에 숨어 있는 비범(非凡)과 비상(非常)의 세계를 영롱이는 보석처럼 캐어내는 명상 감각이 탁월한 저자는, 자연과 예술품을 제대로 완상할 줄 아는 감식안(鑑識眼)으로 다양한 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음미를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꽃을 피우고, 옛날을 회상하는 구수한 추억담으로 이 책을 따스한 온기로 물들인다.
추천의 글 - 나영균(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그의 글은 구수하고 순박하고 어찌 보면 어눌한 그의 인품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글 속에 엿보이는 그의 시선은 어린이처럼 솔직하다. 남이 감지 못하는 것을 감지하는 섬세함과 함께 현대가 잃어가는 따뜻한 피의 온기가 느껴진다. 어린 시절의 추억, 대학시절, 자연, 계절, 문학, 음악, 종교, 가족을 통한 경험을 엮은 글들은 통틀어 볼 때 그의 정신적 자서전이기도 하다. … 지금도 그는 할 이야기 많고 속에서 솟구치는 욕구가 뜨겁다. 이 책은 그러한 그의 마음의 극히 작은 부분의 돌출이라 하겠다. 앞으로도 그 욕구는 문학의 형식을 빌려 계속 터져 나올 것이다. 그는 문학을 사는 사람이요 문학의 갈망을 운명처럼 지니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머리글 : 문학을 살아온 이의 글 | 나영균
추천의 글 : 존재의 신비를 순례하는 『지상의 나그네』 | 고계영
작가의 말 : 『지상의 나그네』를 다시 펴내며 | 이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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