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내적 생활을 하지 않고서는 예수 성심께 대한 사랑과 봉헌을 새롭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겠지요. 피상적이고 속이 텅 빈 사람은 이 신심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고, 봉헌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설 수 없습니다.21세기 인류의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 나날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환경 파괴와 소통이 단절된 사회에 대한 절망 등이 저절로 어깨를 움츠러들게 한다. 이러한 때, ‘관계와 대화의 여인’이었던 마들렌 소피이 바라의 전기를 출간하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녀 마들렌 소피이 바라는 1800년에 성심수녀회를 창립하였고 1925년에 시성되었다. 프랑스 혁명 전야인 1779년에 태어난 소피이 바라 성녀는 폭력과 전쟁으로 파괴된 당대 사회를 재건하는 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책은 부르고뉴 지방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교육 분야에 헌신하는 여성 수도 공동체를 통솔하는 역할을 거쳐, 1865년 파리에서 죽음을 맞기까지 성녀의 삶을 순차적으로 따라가고 있다. 여기에는 프랑스 혁명과 그 이후의 격변하는 정치적 상황뿐만 아니라, 갈리아주의와 교황권중심주의의 대립으로 얽히고설킨 교회의 복잡한 상황도 포함된다. 더불어 이 책은 암울한 얀센주의의 뿌리에서 출발하여 예수 성심께 대한 신심으로 표현되는, 자애롭고 따뜻하며 다정하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나아가는 성인의 여정 또한 함께 담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의 성심수녀회 수녀이며 종교적 저항 운동과 여성의 역사를 주로 연구하는 역사학자 필 킬로이는 성심수녀회로부터 「성녀 마들렌 소피이 바라」를 집필하도록 위촉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글쓴이는 전 세계 성심수녀회의 문서 보관소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공공 문서 보관소에 소장된 갖가지 자료들을 두루 접할 수 있는 큰 기회를 누렸다. 그는 교회와 여러 나라를 넘나드는 방대한 자료를 통해 소피이 바라를 당대 프랑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낸 수도회의 지도자로, 교육자로, 그리고 한 개인으로 재현하고 있다. 그래서 성인으로 추앙받는 위대한 인물이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추상적인 존재가 아니라, 우리처럼 약점을 가진 인간으로서 특정한 시대 안에서 하느님께 충실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보여 준다.
삽화 목록
한국 독자들에게
책을 내며
여는 글
1장 주아니와 파리 (1779~1800)
2장 파리와 아미엥 (1800~1806)
3장 새로운 지역으로 여행하다 (1806~1811)
4장 파괴의 씨앗 (1811~1815)
5장 1815년 총회
6장 아미엥에서 파리로 (1816~1820)
7장 파리, 바렌가 (1820~1825)
8장 내면의 여정, 교회와 정부의 관계 (1825~1826)
9장 로마, 그리고 그 이후의 확장 (1827~1829)
10장 속도와 전진 (1830~1833)
11장 통합 혹은 와해 (1833~1836)
12장 담대함을 지니고 (1834~1835)
13장 몰려오는 구름 (1836~1838)
14장 폭풍우의 시작 (1838~1839)
15장 반향들, 1839년 7~12월
16장 분열과 불화 (1839~1840)
17장 와해로 향하는 움직임 (1841~1842)
18장 시험받은 지도력 (1842)
19장 깊은 구렁 속으로 (1842~1843)
20장 입지를 회복하여 (1843~1844)
21장 자신의 집에서 (1844~1849)
22장 꾸준한 발걸음 (1850~1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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